KDI 경제정보센터
시장 혹은 경제 현상은 그것을 계측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일부러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1920년대에는 기업 실적만 먼저 입수해도 돈다발을 얻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거시와 미시가 뒤엉킨 경제현상과 기업 요인에 시장요인까지 얽혀 특정 정보가 더 이상 승리의 요인이 될 수 없다. 최근 신문을 봐도 그런 현상은 너무나 명백하다. 하루에 쏟아져 나오는 정보양이 얼마가 되건 신문마다 그것을 담아내는 시각이 다르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월 스트리트 저널이 예상 밖의 GDP 성장을 헤드라인으로 다루었다면, 바다 건너 파이낸셜 타임즈는 금융기관의 추가상각과 주택착공률 하락을 메인 기사로 다룬다. 혹은 동일한 신문에서도 고용지표의 예상 밖 호조와 함께 소비자 기대심리의 하락을 같은 면에서 다루고 있다. 이쯤 되면 거시적 판단을 위한 계량경제학의 방정식이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a +b+c+d+e. +y = z’라고 가정하자. a는 금리, b는 고용지표, c는 주택가격, d는 GDP 성장률과 같은 식으로 변수를 정해두고 각 변수는 그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둔다고 하자. ‘a + 2b +5c . +3y = z’로 두고 z가 100 이하면 침체, 100~120은 중립, 120 이상이면 호황이라고 하자. 당신은 과연 이 방정식에 따라 경기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주가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아마 피식 웃고 말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불과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도 모 유명 증권사의 임원이 공개적으로 이러한 자신의 모델이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마치 경제를 예측하는 무림의 비급이 손아귀에 있는 양 으스댔다. 결과적으로 그 임원은 바로 그 순간부터 차라리 그러한 모델이 있다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훨씬 나았을 입장에 처하고 말았다.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경제를 구성하는 모든 변수 중에서 a는 b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b는 c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렇게 단순계량화할 수 있는 예측지표는 애당초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장을 판단할 정보를 구하길 원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석하고 예측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시장은 그것을 제공하는 사람과 그것을 전하는 사람, 그리고 다시 그것을 가공하는 사람과 그것을 사는 사람의 거대한 먹이 사슬을 구성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극복하는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의외로 단순한 데 답이 있다. 주식시장에서 주가를 예측하는 데 모든 정보와 기술적 분석의 도구들을 동원하는 순간 오리무중이 되듯이 주가예측의 기초자산인 경기를 판단하는 흐름에도 복잡다단한 정보들을 모두 원용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지적 범주 안에서 해석 가능한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몇 개의 정보를 제대로 ‘비교활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몇 가지 지표들을 살펴보면 대충 소비 관련 지수, 고용 관련지수, 재정 관련지수, 경제성장율, 금리, 인플레 등이고 이들에 대한 정보는 매일같이 시장에 쏟아진다.
그럼 이제부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거시적 지표들은 무엇이고 그것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번 살펴보자. 먼저 거시지표들을 해석하는 것은 시장 접근에서 가장 중요한 일단계 절차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이 아닌 기업을 사라”고 말하지만 장티프스가 창궐할 때 돼지고기가 팔리지 않고, 돈이 넘쳐 날 때 술집이 흥청거리는 이치를 생각해보면 거시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미시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아무래도 이치에 닿는 일이다. 하지만 그 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부딪히는 상황은 거시지표가 시장 예측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답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틀렸다”이다. 거시지표는 오히려 미시지표보다 이해하기가 쉽고, 최소한 기업분석보다는 훨씬 간단하고 유용하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거시지표들 중에서 투자에 원용할 수 있는 지표는 소비지표다. 소비지표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지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먼저 을 보자. 소비자 기대지수는 2008년 4월을 기점으로 100을 하회하면서 현저히 꺾이고 있고, 소비자 평가지수는 이미 2007년 10월에 고점을 기록한 후 현격한 하향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래 이 그래프를 2006년 11월부터 살펴보면 2007년 후반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현저한 하강국면에 들어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을 종합주가지수 차트와 비교해 보면 의미 있는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
종합주가지수 차트에서 고점을 기록한 것이 2007년 11월이고, 2008년 4월 반등한 후 2005년 5월부터 투자심리가 확연하게 꺾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때 이 거시지표와 주가지수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소비자 평가지수가 놀랍게도 주가지수와 거의 동행하고 소비자 신뢰지수는 그에 약간 후행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식시장은 곧 소비지출과 동행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불안감을 가진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산 투자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비지출의 악화는 연이은 기업실적 악화를 가져올 것이 확연해 유가증권 시장은 소비지출과 거의 동행하는 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용지표나 설비투자 등을 보고 침체에 빠졌다고 판단해 주식시장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이미 지진이 지나간 자리에서 여진을 걱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이 된다.
박경철
[email protected]
박경철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경제방송 진행자, 증권사에서 투자를 가리키는 애널리스트, 방문객 3백만을 넘어선 블로그 운영자, 안동 신세계연합병원의 외과의사이다. 최근 네번째 에세이집 를 출간했다.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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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간 인과관계를 명확히 파악하여 지표 관리의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성공적인 성과 지표 관리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들은 성과 지표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반면, 투입된 노력에 비해 얻는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사실 기존 성과 지표 관리 방법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지적이 있어 왔다. 우선 기존 관리 방식은 지나치게 재무 지표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무적 지표는 경영의 결과를 보여줄 뿐, 그 과정과 원인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알려주지 못한다. 예를 들어 비용 지출이 많아지고, 매출은 저조하고,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면, 경영자들은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재무 지표만을 보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없다.
둘째, 비록 비재무 지표를 관리하고 있다 할지라도 이러한 지표를 왜 관리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비재무 지표의 대부분은 성과를 향상시키라는 최고 경영진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각 부서의 관리자들이 만든 지표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이러한 지표들이 회사 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고려 없이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새롭게 등장한 성과 지표 관리 방법론이 바로 BSC (Balanced Scorecard)이다. BSC는 단순히 재무 지표만을 중심으로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재무, 고객, 내부 비즈니스 프로세스, 학습 및 성장의 4가지 관점의 지표를 종합적이고 균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BSC는 고객, 프로세스, 학습 및 성장 관점과 같은 비재무 지표의 관리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기존 성과 지표 관리 방식과 차별성을 갖는다. 그런데 보다 더 큰 차별성은 BSC가 전략과 평가 지표간의 연계를 중시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관리가 필요한 재무, 비재무 지표들을 인과관계에 의해 설정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지표 결과를 분석하여 전략 가설들을 검증하고 적절한 대응을 사전에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BSC의 성공적 운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지표간 인과관계 파악을 통한 지표 관리 목적의 명확화라고 말할 수 있다. Kaplan과 Norton이 1990년대 초반 BSC의 개념을 소개한 이후 많은 기업들이 이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BSC란 단순히 평가 지표를 4개의 관점으로 구분하여 관리하는 것이 전부인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BSC가 중점을 두는 것은 단순 지표 도출이 아니라 인과관계에 기초해서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관리가 필요한 지표를 도출함으로써 전략을 제대로 실행하고자 하는 것에 있는 것이다.
인과관계 파악이 왜 중요한가
지표간 인과관계 파악을 통해 기업은 우선 구성원들에게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전략이란 조직의 현재 상태에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전략 수립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에 있어 전략은 상위의 개념이고 모호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전략만을 보고 이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은 구성원들에게 전략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의 가장 적절한 방법이 바로 전략 가설을 설정하고 그러한 가설을 달성할 수 있는 지표들을 인과관계에 의거하여 도출·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하위의 개별 지표에 대한 목표 달성이 상위의 전략 목표 달성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고, 구체적인 액션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제록스는 종업원에 대한 동기부여 및 만족도가 고객 만족도와 연결되며 그것은 다시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주여 결국 자산 수익률에 영향을 준다는 논리적 흐름을 설정하였다. 또한 경험을 통해 고객 만족도가 1% 증가하면, 고객 충성도 역시 0.5%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따라서 제록스는 고객 만족도, 종업원 동기부여, 시장점유율, 자산 수익률을 자사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선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둘째, 지표간 인과관계 파악을 통해 현재 활용되고 있는 지표가 실제 전략 목표 달성에 효과가 있는 지 판단할 수 있다. 즉, 지표간의 인과관계 분석을 통해 현 전략 실행에 있어 부족한 요소가 어디인지, 또한 전략이 제대로 수립되었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성공적인 영업 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목표하는 고객들이 누구인지 파악해야 하고, 이러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얼마만한 Coverage와 성과를 올리고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인과관계 분석시 이러한 지표가 관리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기업의 기존 영업 활동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셋째, 지표간 인과관계는 다른 지표와의 관계성을 보여준다. 즉, 개별 지표들이 어떻게 연계되는가를 보여줌으로써 각 지표들이 하나의 전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사실 개별 지표들이 서로 상충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따라서 부분 최적이 언제나 전체 최적이 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 때로는 성과 지표 관리가 오히려 기업 성과 향상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반도체 회사의 경우, 공장 관리자들은 매월 마지막 주에는 다급한 고객들에게 급한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더라도 공장 문을 닫았다고 한다. 공장 관리자들이 생산 계획 준수율에 의해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고객이 아무리 원한다 하더라도 일단 생산 계획에 도달하면 계획한 양 이상의 제품을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생산하는 것이 그들에게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지표간의 인과관계를 인식하고 못하고 지표를 관리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라도 그것이 회사의 성과에 전혀 도움이 안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표간 인과관계를 파악하여 이를 통해 구성원들과 의사소통하기 위해서는 전략 맵 및 전략 맵 Story를 작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전략 맵이란 기업의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Initiative와 이의 성과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재무, 고객, 내부 프로세스, 학습 및 성장의 관점으로 설정하고 지표간의 인과관계를 나타낸 지도이다. 전략 맵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의 전략 실행과 관련된 성과 지표를 추출해야 한다. 이러한 지표들은 결과로 나타나는 후행지표(Lagging Indicator)와 후행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로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만족도의 선행지표는 적시 배송률, 고객 서비스 수준 등이 될 수 있으며, 고객만족도 수준은 다시 매출 향상의 선행지표로서 작용하게 된다.
전략 맵을 작성할 때에는 재무적 관점으로부터 고객, 내부 프로세스, 학습 및 성장의 Top-down 방식으로 작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선 4가지 관점에서의 후행지표를 결정하고 각각의 후행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지표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지표들이 회사의 총체적 전략과 연계되도록 작성해야 한다.
화학 회사인 Chemico는 회사의 전략적 목표를 ‘주주가치 증대’로 정립하였다. 이러한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Chemico의 전략 맵 작성 과정을 살펴보자( 참조).
Chemico는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한주요 Initiative로서는 생산성 향상과 목표 시장에서의 성장률 달성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주주 가치 증대’ 측정을 위한 재무 지표로는 EVA와 주식의 시장 가치를 선정하였고, 생산성 향상과 관련해서는 생산 단위당 이익, 그리고 목표 시장 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신제품 매출 비중을 선정하였다.
이러한 재무 관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고객 관점에서는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증대를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이를 위한 주요 Initiative로 적시 배송률, 제품과 서비스 패키지화, 인적 네트워크 구축 정도, 고객 문제의 해결 능력을 설정하였다. 또한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한 내부 운영 프로세스 측면에서는 운영 효율성, 고객 관리, 그리고 제품 혁신의 세 가지 Initiative를 설정하였다. 운영 효율성과 관련해서는 자산 활용도 증대, 품질 향상, 저수익 제품의 아웃소싱이라는 지표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고객 관리와 관련해서는 고객 이해와 고객과의 완벽한 Supply Chain 통합을, 제품 혁신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기술 역량 확보와 글로벌 파트너십 관계 구축을 관리 지표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성장 및 학습의 측면에서는 구성원들의 전략적 역량 개발, 가치 공유 문화, 그리고 지식 활용을 주요 Initiative로 선정하였다. 이렇게 전략 맵을 작성함으로써 Chemico는 전략 목표 달성에 필요한 활동과 지표가 무엇인지를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략 맵은 구성원들이 보다 전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런데 전략 맵을 보는 구성원들이 자기 나름대로 전략 맵을 해석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 맵을 보완해 주는 Story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구성원들은 전략 맵 Story를 통해 전략 맵에 대해 동일한 이해가 가능하게 된다.
전략 맵 Story는 일반적으로 4가지 조건을 가져야 한다. 첫째, 현재의 상황 정의, 시장 분석, 변화가 필요한 이유 등을 기술해야 한다. 둘째, BSC의 개념, 방법론, 그리고 도입 목적 등을 설명해야 한다. 셋째, 향후 관리할 지표들과 이러한 지표들의 인과관계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지표들이 어떻게 전략을 실행시키고 기업의 미션과 전략 달성에 공헌할 수 있는지를 기술해야 한다. 이러한 Story를 작성하는데 있어 유의할 점은 간결하면서도 구성원들에게 명확하고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략 맵은 지표간의 정성적 관계를 설명하는데는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지표의 정량적 관계를 설명할 수는 없다. 즉, 적시 배송률의 변화가 고객 만족도에 어느 정도의 민감도를 갖는지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지표 간의 정량적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모델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러한 모델 수립 및 정량적 분석에 가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시스템 다이내믹스이다.
시스템 다이내믹스는 기업 시스템의 구성 요소 및 그 상호 관계를 정량적으로 규명하고, 전체 시각에서 모델화함으로써 기업 시스템의 동적 운용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경영 기법이다. 시스템 다이내믹스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시스템 사고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시스템 사고는 기업 내에 있는 변수들이 단순히 선형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시스템 내에서 상호 영향을 주면서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는 변수들을 인식하고, 이들 변수들이 어떠한 상호 작용을 통해 기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문제를 유발하는 요인의 중요성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고 인식한다.
둘째,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시스템을 모델링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함으로써 시행 착오를 실제 반복하지 않고, 발생 문제의 해결 포인트를 파악함으로써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Vensim, iThink, Powersim 등이 있다. 여기서 모델링이란 현상을 단순화, 추상화해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상을 정확히 반영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모델링구축이 시스템 다이나믹스 활용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초기에는 지표와 지표간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델링이 어려울 수 있다.
훌륭한 성과 관리 시스템의 구축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성과 지표 관리의 중요성이 그리 크지 않았다. 판매가 저조하면 판매 담당자들에게 영업부 직원들을 좀 더 독려하라고 지시하면 그만이었다. 취할 수 있는 조치가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복잡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요구되는 성과 향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기업 활동을 영위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표 관리를 통해 성과가 나타난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성과 지표 관리 시스템 구축이라는 것이 기업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방식을 바꾸어 나가는 변화 프로세스 관리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전 구성원들이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성과가 달성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지표를 중심으로 분석 관리하는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하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 이동평균선(Moving Average)
2021년 1월 11일 유한양행 차트. 봉차트와 함께 그려진 다섯가지 종류 색상의 선이 이평선이다. 왼쪽 위에 이평선 참조가 있다.
정의 : 전체 데이터 집합의 여러 하위 집합에 대한 일련의 평균을 만들어 데이터 요소를 분석하는 계산.
이동산술평균(Moving Mean) 또는 롤링산술평균(Rolling Mean)이라고도 한다.
일련의 연속된 숫자와 고정된 부분 집합 크기가 주어지면, 이동 평균의 첫 번째 요소는 연속된 숫자의
첫 고정 부분 집합의 평균을 취하여 구한다. 그런 다음 "앞으로 이동"하여 하위 집합을 변경한다.
즉, 부분 집합의 첫 번째 숫자를 제외하고 연속된 숫자의 다음 값을 포함시킨다.
이동평균선(移動平均線, Moving Average)
정의 : 주가나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외환의 기술적 분석에서 사용되는 지표. 상기한 '이동평균' 계산을 이용한 지표이다.
줄여서 '이평선'이라고 부른다. 보통 주가에 적용하지만 거래액, 매매대금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
이동평균선의 장/단기 구분
1) 장기이동평균선은 대한민국의 HTS 기준 보통 120일 초과 이동평균선을 지칭한다.
2) 단기이동평균선은 대한민국의 HTS 기준 보통 20일 이동평균선까지를 지칭한다.
3) 60일 이동평균선은 중기이동평균선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동평균선은 기본적으로 과거의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하는, '과거 수치의 평균을 산출해낸다면 어떠한 방향성을 찾을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정에서 탄생한 것이라 태생적으로 후행성을 지니고 있다.
사랑과 불륜을 경계 짓는 기준선은 과연 무엇일까. 물론 법적 기준은 따로 있지만 일반인에게 사랑과 불륜의 경계는 다분히 주관적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주식이나 부동산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다. 내가 하면 투자이고 남이 하면 투기가 되는 것.
실제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기란 매우 힘들고 애매하다.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성공한 투기는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투자고 실패한 투자는 투기다. 하지만 필자의 판단은 다르다. 당사자가 자신에게 왜 그곳에 자본을 투입했는지를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경우는 투자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행위는 투기다. 예를 들어 누구의 추천으로, 어떤 정보를 들어서, 신문에서 보아서 등과 같은 답들만 떠오른다면 이는 투기적 성격이 강한 것이다. 투자 결정이 투자대상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 비교분석의 바탕에서 이뤄지고, 투자자 자신의 선택이 최선이었음을 확신할 때만이 진정한 투자행위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사지 않을 것인가
투자에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인은 손실방지다. 손실은 잘못된 투자에서 오는 손실이 있고, 이익을 낼 수 있는 투자를 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기회비용의 손실이 있으며, 잦은 거래로 인한 거래비용의 손실이 있다. 이때 투자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회비용의 상실이다. 그래서 가능한 한 매수를 하려는 심리가 작동한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매도의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보다 장기적으로는 매수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가 많고, 그것이 증권시장을 장기적으로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상승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논리는 잘못됐다. 기회비용의 상실은 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데 따른 손실이 아니라, 꼭 투자해야 할 종목을 사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손실을 의미한다. 가치투자를 하는 투자자에겐 시장 참여 자체에 대한 압력은 있을 수 없다. 이들에게 시장에 참여하지 않아야 할 경우는 가격이 모두 비싸게 거래될 때다. 반면 그들은 다른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주식들이 널려 있다고 해서 시장에 선뜻 참여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기회비용의 상실은 실제 가치에 비해 절대적으로 싼 주식을 놓쳤을 때 발생한다. 거래 손실이나 기타 손실은 그 행위패턴을 바로잡음으로써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투자의 우선순위는 무엇을 살 것인지가 아니라, 무엇을 사지 않을 것인지에서 출발해야 한다. 당신이 공개된 시장자료를 통해(증권가의 분석을 통해) 대강의 후보군을 리스트업 했다면 그 다음에 할 일은 무엇을 살 것인지가 아니라, 무엇을 사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가 분석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을 파악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그렇다면 사지 말아야 할 것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우선 가장 중요한 제1의 원칙, 즉 손실의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손실을 없애기 위해 해당 기업이 불황기를 기준으로 자사가 해야 할 의무를 실제 이행할 능력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부채를 상환하는 자금으로 증가한 당기순이익만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 기업은 불황기에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제대로 된 기업은 자금조달이 힘들고 채권에 대한 상환압력이 높아진 최악의 경기 상황에서 부채를 상환할 수 있어야 하고, 부채에 대한 듀레이션(채권 평균 상환기간)도 적정해야 한다.
설령 기업의 유동자산이 많더라도 그것이 미래 특정 시점에 현금화할 수 없는 것이라면 단기 유동성의 부족에 몰렸을 때 그 기업은 위기에 빠진다. 기업의 위험관리가 중요하게 취급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가 빠져드는 함정, 즉 안정성은 다소 낮더라도 수익성이 커 보이는 기업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안정성이 떨어지는 기업을 먼저 배제하고 남은 기업 중에서 수익성이 가장 좋아 보이는 기업을 차선으로 선택하는 게 투자의 우선 순위다.투자 배제의 여러 원칙
투자 배제의 다음 기준은 배당이다. 배당은 기업의 이익 안정성을 보여주는 척도다. 물론 수익의 전부를 배당하는 회사가 꼭 좋은 기업은 아니다. 또한 기업은 이익의 일부를 재투자를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고 기업의 가치를 늘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만약 기업의 재투자가 없다면 그 기업의 영속성은 보장받을 수 없다. 따라서 우량한 기업의 배당은 적정해야 하고 일정해야 한다.
반면 기업이 순이익을 내고도 배당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이때 배당을 하지 않은 이유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손익계산서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고, 혹은 잠재된 위험을 위해 배당을 내부적으로 유보하거나 신규 투자에 대한 경영진의 비밀스러운 목적이 따로 존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히 나쁜 징조는 배당을 꾸준히 하던 기업이 갑자기 하지 않을 때다. 이는 기업 재정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처럼 배당 성향이 나쁜 기업은 투자 리스트에서 제외해야 한다.
이자보상배율도 투자 배제 원칙의 한 기준이 된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으면 기업은 성장하지 못한다. 기업의 채무는 적정하게 관리되어야 하고 이자로 지급되는 비용이 큰 기업은 경기가 악화되고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선 위기에 빠진다. 다음은 ‘계속기업(계속적으로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가능성. 이를 타진하기 위해선 손익계산서를 자세히 살펴야 하는데 거기에는 기업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기업이 계속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선 수익이 창출되고 이자를 갚아야 하며, 경쟁기업의 진입을 막기 위한 신규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 경우에 따라선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에 진출하는 일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이익을 내야 한다. 이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부채총액의 비율을 살펴보는 게 유용한데 이자보상배율은 조금 높다 해도 시가총액이율이 크다면 그 기업은 안정성이 있다. 이때 시장 측면에서 파악한다면 시가총액을 자산으로 봐도 무방하고 시가총액에 대한 평가를 부채에 대한 안정성으로 여겨도 된다.
8월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인상을 발표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기업의 유동자산도 분석 대상이다. 이는 투자 판단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고정자산은 별 의미가 없다. 이의 가치를 0으로 평가하는 극단적 분석가도 있을 정도다. 반면 유동자산은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그 기업의 자산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예를 들어 기업 보유 부동산이나 설비들은 상황에 따라 고철가격이나 공시지가밖에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유동자산(현금, 유가증권, 매출채권, 재고자산) 은 현금화가 가능하고 그 예측도 정확하다. 기업이 정상적이라면 유동부채보다 유동자산이 반드시 많아야 한다. 보통 유동부채를 제외하고 남는 유동자산은 운전자본, 혹은 순유동자산이라고 한다. 기업은 보유현금이 충분해야 하고, 유동자산 대 유동부채 비율이 적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기업 평가 이전에 더 우선해야 하는 투자기준이 있다. 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다. 종자와 묘목이 좋다 하더라도 기온이 낮고 태풍이 몰아치는 때에 좋은 작황을 기대할 수 없듯, 기업을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할 때는 지금 시장 상황이 우호적인지 부정적인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거시적인 안목과 분석이다.
거시분석이 필요한 까닭
미국의 경제 심장 월가는 끊임없이 뭔가 새로운 지표들을 입수하고, 그것을 해석하기 위해 늘 분주하다. 하지만 그들에게 전해지는 정보의 부하는 마치 히말라야 꼭대기에서 굴러 내린 돌덩이와 같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양은 점점 많아지고, 해석은 갈수록 부정확해진다. 그래서 계량경제학(Econometrics)은 컴퓨터 시대의 개막과 함께 초창기 대중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지금껏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역량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사실 시장 혹은 경제현상은 때때로 자신을 정확히 계측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 일부러 그로부터 벗어나는 경향이 있다. 과거 1920년대에는 기업 실적 하나만 해도 입수 전쟁이 벌어질 만큼 돈다발을 안겨주는 보물이었지만 이제는 거시와 미시가 뒤엉킨 경제현상과 기업 요인, 그리고 시장요인까지 얽히고설킴으로써 특정 정보가 더 이상 승리의 요인이 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최근 신문을 봐도 그런 현상은 너무나 명백하다. 하루에 쏟아져 나오는 정보량이 얼마가 되건, 신문마다 그것을 담아내는 시각이 다르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월 스트리트 저널’이 예상외의 GDP 성장을 헤드라인으로 다루었다면, 바다 건너 ‘파이낸셜 타임스’는 금융기관의 추가 상각(償却)과 주택착공률 하락을 메인 기사로 다룬다. 혹은 동일한 신문에서도 고용지표의 생각 밖 호조와 함께 소비자 기대심리의 하락을 같은 면에서 다루고 있다. 거시적 판단을 위한 계량경제학의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예를 들어 지극히 단순한 방정식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a+b+c+d+e+…+y = z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 a는 금리, b는 고용지표, c는 주택가격, d는 GDP 성장률과 같은 식으로 변수를 정해두고 각 변수는 그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둔다고 하자. 이에 따라 a + 2b +5c…+3y = z로 두고 z가 100 이하면 침체, 100~120은 중립, 120 이상이면 호황이라고 한다면, 당신은 과연 이 방정식에 따라 경기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주가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겠는가?
아마 기본적 경제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을 받고 피식 웃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경우 전문가들까지 그게 가능하다고 말한다. 불과 얼마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국내 모 유명 증권사의 임원이 자신만의 계산 모델이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공개적으로 마치 경제를 예측하는 비급이 손아귀에 있는 양 으쓱댔지만, 결과적으로 그 임원은 바로 그 순간부터 차라리 그러한 모델이 있다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훨씬 나았을 입장에 처하고 말았다.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경제를 구성하는 모든 변수 중에서 a는 b에 영향을 미치고, b는 다시 c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렇게 단순계량화할 수 있는 예측지표는 애당초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장을 판단할 정보를 구하길 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석하고 예측하길 원한다. 그래서 시장은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과 그것을 전하는 사람, 그리고 다시 그것을 가공하는 사람과 그것을 구매하는 사람의 거대한 먹이사슬이 구성된다.
시장의 계량적 모델은 이처럼 시장을 예측하는 도구가 아니라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도구이며, 기술적 분석에서 사용하는 이동평균선 이상의 의미가 부여되기 어렵다. 이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당장 여러분이 거래하는 증권사의 리서치 자료나 아니면 대한상공회의소, 혹은 증권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을 보라. 거의 대부분이 차트로 만들어진 정보다. 그 차트들은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의 증감을 다루거나 혹은 고용지표나 건설투자 지표, 때로는 금리 스프레드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런데 차트를 해석하는 리포트를 읽어보면 ‘이중바닥(더블 딥)’이니 ‘삼중바닥(L형)’이니하는 이야기가 나와 있을 것이고, ‘과거 평균대비 과열이므로 조만간 침체가 예상된다’든지, 혹은 ‘소비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으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식의 분석만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쏟아지는 모든 경제전망은 오늘 이전 과거의 자료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있으며, 혹은 다른 자료를 바탕으로 상대비교를 통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바로 이런 부분들이 이코노미스트들이 가진 분석의 함정이다. 우리는 그저 그것이 옳건 그르건 주식시장에서 기술적 분석가들이 그어대는 추세보다는 이코노미스트들의 현학적인 자료를 더 신봉하고, 그것이 참이라고 믿을 뿐 실체는 같은 것이다. 심지어 노벨상을 받은 폴 새뮤얼슨마저 “계량경제학이란 수백 년간 나온 수많은 자료를 가지고 사실과 비슷한 근사치조차 내놓을 수 없는 학문”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지표 무시하는 애널리스트
그렇다면 이런 경제 전망의 오류를 해결할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서 도출된다. 주식시장에서 주가예측은 이미 누누이 설명했듯, 모든 정보와 기술적 분석의 도구들을 동원하는 순간 오히려 오리무중에 빠져든다. 따라서 주가예측의 기초자산인 경기를 판단하는 데에도 복잡다단한 정보들을 모두 원용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나의 지적 범주 안에서 해석 가능하다고 믿는,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몇 개의 정보만 제대로 ‘비교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 점에서 우리가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면 대충 소비 관련지수, 고용 관련지수, 재정 관련지수, 경제성장률, 금리, 인플레 등이다. 이들에 대한 정보는 매일같이 시장에 쏟아진다. 그로 인해 우리가 증시를 설명할 때, ‘지난밤 미국시장은 악화된 고용지수에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밤새 다우지수는 금리인하에 대한 축포를 터뜨렸다’‘주요 기업의 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간밤에 미국시장이 급락했다’라고 말한다.여기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시장이 국내 경제지표보다 미국 지표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즉 ‘지난밤 미국시장 하락의 영향으로 시장이 급락했다’ ‘미국 시장이 급등한 데 호응하여 전장에 강한 상승을 보였으나, 외국인 매도가 증가하면서 하락 마감했다’라고 하는 것이다. 결국 이는 우리 투자자가 미국의 고용지표 하나, 주택 착공률 하나가 우리 시장에 실시간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다는 의미이고, 이렇게 분석하고 리포트를 내는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일은 그저 미국에서 새로운 경제지표가 하나 나오기를 기다리는 갓 부화한 어린 제비나 다름없다’고 자인하는 것과 같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들 애널리스트가 정작 한국시장, 즉 자국의 고용지수나 소비자 지출, 혹은 주택지표 등에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은 심지어 금리 인상이나 인하의 중요한 이벤트가 있어도 ‘이는 시장의 예측범위 안에 있고 이미 선(先)반영되어 있으므로 중요치 않다’고 태연하게 말한다. 이는 어쩌면 긍정적 낙관일 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
그럼 이제부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거시적 지표들은 무엇이고, 그것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보자. 우선 분석에 들어가기 전에 알아둬야 할 사실은 이들 거시지표에 대한 해석이 시장 접근에 있어 가장 중요한 1단계 절차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시장이 아닌 기업을 사라’고 말하지만, 장티푸스가 창궐할 때 돼지고기가 팔리지 않고 돈이 넘쳐날 때 술집이 흥청거리는 이치를 생각해보면, 거시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미시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이치에 닿는 일임에 틀림없다.
경기예측의 가늠자 소비지표
그럼에도 그 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부닥치는 문제는 거시지표가 시장 예측의 실제에 있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과연 그럴까? 이에 대한 답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틀렸다’다. 거시지표는 오히려 미시지표보다 이해하기가 쉽고, 최소한 기업분석보다는 훨씬 간단하고 유용하다. 누군가가 아무리 당신에게 ‘바텀 업’을 권하더라도 절대로 ‘톱 다운’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거시지표들 중 투자에 원용할 수 있는 지표는 소비지표다. 미국 거시지표를 설명하며 상세한 이유를 덧붙이겠지만, 소비지표는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지표임에 분명하다. 이는 각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우선 2006년 11월에서 2008년 6월까지의 소비지표 ‘표1’을 보면 소비자 기대지수는 2008년 4월을 기점으로 100을 하회하면서 현저히 꺾였고, 소비자 평가지수는 이미 2007년 10월에 고점을 기록한 후 현격한 하향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그래프를 2006년 11월부터 살펴보면 2007년 후반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현저한 하강국면에 들어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을 해당 시기의 코스피지수 차트 ‘표2’와 비교해보면 의미 있는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
코스피지수 차트에서 고점을 기록한 시점이 2007년 11월이고 2008년 4월의 반등 후 2008년 5월부터 투자심리가 확연하게 꺾이는 모양을 볼 수 있다. 결국 이 거시지표와 주가지수의 의미 사이에 있는 연관성을 살펴보면 소비자 평가지수가 놀랍게도 주가지수와 거의 동행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소비자 기대지수는 그에 약간 후행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통 이 평가지수와 기대지수 두 가지를 합해서 ‘소비자 전망지수 CSI(Consumer Survey/Sentiment Index)’라고 하는데, 이 지표는 통계청의 정의에 의하면 ‘소비자들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에 대한 주관적 판단과 전망, 미래 소비지출 계획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지수화한 것으로 가계의 소비동향 및 전망 등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는 지수로,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소비자의 경제에 대한 인식이 향후 소비행태에 영향을 준다는 전제하에 소비자의 소비지출계획 및 경기에 대한 인식 등을 조사해 경기 동향의 판단 및 예측의 지표로 사용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소비자 지표를 살펴봤다면 다음은 금리추이 ‘표3’을 봐야 한다. 그림에서 나타나듯 금리 역시 후행지표다. 금리는 시중 통화량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한국은행에서 결정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콜금리 목표치다. 보통 단기금융시장 금리는 시중자금의 사정, 중앙은행 통화정책 기조 등을 반영해 수시로 변동하며, 장기금융시장의 금리는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현재의 경기상황 및 미래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표3’에서 보듯, 금리추이는 물가지표의 변화에 비해 상당히 둔감하다. 비록 이 그래프가 연간 평균을 이은 것이므로 변동성이 낮게 표현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런 사실엔 변화가 없다. 즉 우리가 항상 주식시장에서 입에 달고 다니는 금리라는 게 지금까지 살펴본 여러 가지 지표에 대한 사후적 조치이며 주식시장 입장에선 확인사살의 의미가 있을 뿐, 금리 인상 가능성과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인하 가능성을 두고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언론에서 접하는 주식시장의 등락요인 중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금리 수준에 대한 이야기는 이코노미스트나 애널리스트가 만들어낸 사후보고서일 뿐 이미 시장의 기능은 그 이전 소비자의 행동, 물가 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여기에서 거시지표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지표가 있다. GDP, 즉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이다. 이 말은 국민이 아닌 지역, 즉 ‘한국 사람이 생산한’이라는 의미가 아닌 ‘한국 내에서 생산된’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외국사람이 한국에서 생산한 것은 GDP에 포함되지만 GNP(국민총생산·Gross national products)에는 포함되지 않고, 한국인이 외국에서 생산한 것은 GNP에는 포함되지만 GDP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글로벌 시대에 한 나라의 경제적인 역량을 평가하는 데는 GDP가 유용한 지표가 된다. 또 GDP는 중간생산물을 공제한 의미의 순가치를 말한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자동차의 최종 가격은 포함되지만 부품의 가격은 거기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또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순가치는 자본 감가를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그야말로 국내 총생산이 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GDP 구성항목은 소비자 지출이 약 70%, 정부 지출이 약 19%, 자본 지출(총 민간 고정투자)이 약 16%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 알 수 있듯 GDP 항목은 소비자 지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이렇게 GDP에서 비중이 큰 소비자 지출은 다시 서비스가 약 60%, 비(非)내구재가 약 30%, 내구재가 나머지를 구성한다. 이 중 서비스 항목에는 의료비·여행·금융 서비스·오락·주택관리비 등이, 비내구재 항목에는 식품·의류·연료비 등 필수 소비재가, 내구재는 자동차·가구·기타 장비들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구매력이 떨어지면(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오락 유흥과 같은 서비스 항목을 줄이게 된다. 문제는 그것이 GDP 항목 중 가장 큰 소비자 지출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그 다음으로 줄이는 게 자동차나 골프채, 요트와 같은 운동장비가 속한 내구재일 것이고, 제일 마지막으로 줄이는 것이 필수 소비재, 즉 비내구재 항목이 될 것이다.
구매력의 저하는 산업 생산 현장과 서비스 현장의 일감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다시 기업의 이익으로 연결되며,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면 기업은 자본지출을 줄인 후 고용을 줄인다. 다시 말해 고용지표와 자본지출은 이미 둔화된 경기의 마지막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이후 고용의 악화는 다시 소비자 주머니를 가볍게 하지만 그래도 고용감소가 소비자 지출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다. 고용을 축소할 시점이면 이미 소비는 바닥에 이른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상태가 되고 앞서 말한 대로 비내구재나 필수 소비재는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용지표의 극적인 악화는 주식시장에선 이제 경기가 바닥에 왔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우호적인 지표의 기능을 할 수도 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영감은 서비스 지출의 감소가 주가하락과 동행할 경우 주가의 조정은 일시적인 조정이 아닌 추세조정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런 경기의 순환관계를 간략하게 도표로 나타내면 ‘표4’와 같다. 이 그림은 우리가 늘 치열하게 부딪치는 현장 경제의 흐름이며 무엇이 선행성을 가지고 후행성을 가지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 그림뿐만 아니라 위에서 계속 살펴보았듯 분명한 사실은 경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금리와 소비자 지출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기침체’라 부르는 기준점(상용기준은 없지만 보편적으로 미국의 경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한국의 경우 잠재성장률 이하의 성장, 중국과 같은 신흥국의 경우 약 3% 이상의 성장률 저하)에 이르기 전 소비자 지출은 그 알림판 역할을 할 것이고, 주식시장에서도 항공, 여행과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같은 서비스업종의 악화와 자동차, 가구, 전자제품과 같은 내구재 생산업종의 악화가 순서상 맥락을 구성할 것이다.
이런 경기하강의 각 구간을 ‘Ahead of the curve(한글판: 경제를 읽는 기술)’의 저자인 조지프 엘리프는 이렇게 설명한다.
‘제1단계 : 경기가 팽창하고 낙관이 지배할 때 소비는 견조하고, 주가는 신고점을 경신한다.
제2단계 : 긍정적인 경기전망에 약간 회의가 발생하고 거시지표 중에서 가장 앞에 서 있는 소비자지출 등 지표가 완만하게 둔화하는 기미를 보인다. 당연히 소매판매도 둔화된다. 문제는 이때도 자본지출은 늘고, 실업률은 저점에 이르는 등 좋은 고용상태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비록 기업실적의 성장세는 낮아지더라도 여전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은 이런 둔화 기미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때 주가는 약간의 조정을 보인다.
제3단계 : 경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금리와 물가가 상승하며, GDP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 지표로 확인된다.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는 경착륙, 연착륙 논의가 시작되지만 여전히 고용지표는 안정적이고 기업의 예정된 투자나 자본지출은 집행되며 M&A 투자 등은 이미 계획한 대로 진행된다. 다만 주가는 고점대비 15-20% 내외의 하락세를 보이며 조정이 깊어지는 데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일어나는 시점이다.
올 하반기 들어 소비시장이 얼어붙으며 고객이 줄어든 백화점.
제4단계 : 본격적인 침체가 시작되며,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자본지출이 감소하며 M&A를 포기하거나 신규사업 진출을 접기 시작한다. 하지만 실제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은 실업률이 증가하는 고용지표의 하락이다.’
이쯤 되면 시장은 경기하락이 올 것인지, 아닌지가 아닌 얼마나 진행될 것인지로 논점이 바뀌고, 전년 동기대비가 아닌 전 분기 대비 GDP 감소를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는 경기침체의 시점을 찾아 얼마나 진행될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한 행동이다. 주식시장에는 비관이 휩쓸고 다시 10~20%의 추가하락이 나타나며 암울한 전망이 쏟아진다. 속속 나오는 거시지표들의 부정적 소식에 투자자는 공포에 질리며 주가는 바닥을 이룬다. 하지만 주가는 이 지점 어디쯤에서 서서히 반전을 모색한다.
● 영남대 의대 졸업, 외과전문의
● 現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머니투데이 전문위원, 한국소아암재단 고문, 일촌공동체 상임이사, mbn ‘생방송 경제 나침반 180도’ 진행자
필자가 이렇듯 거시지표와 경기순환 단계를 상세하게 설명한 이유는 우리가 ‘경기침체 신호’를 ‘경기둔화 신호’로 잘못 해석하는 오류를 너무 많이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경기침체가 지표상으로 확인되는 시점은 이미 주식시장에 쓰나미가 지나가고 강진이 도시를 휩쓸며 태풍이 들판을 황폐화한 후다. 침체가 확인된 후 이어지는 피해들은 쓰나미 이후의 전염병, 지진 이후의 여진과 같은 것인데, 우리는 그때서야 ‘아 이제 침체가 왔다’라고 장탄식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업이나 개인 투자자나 마찬가지로 저지르는 오류들이다.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리얼캐스트=한민숙 기자] 주식시장에 기술적 분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가격 결정의 원인과 기업의 수익성 등을 기초로 하는 기본적 분석과 함께 금융시장의 가격을 예측하는 주요한 기법으로 통용되고 있죠.
부동산 시장도 정책, 금리 등에 크게 좌우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와 더불어 과거 가격 추세, 거래량 등을 통해 향후 방향성을 예측하는 기술적 분석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리얼캐스트에서 수 년간의 부동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부동산 변곡점을 알아내는 가격 선행지표 등을 찾아낸 대우건설 마케팅팀 조영광 빅데이터 전문가를 만나 일반인이 꼭 알아야 할 부동산 데이터를 읽는 법과 그 지표를 알아봤습니다.
증권사의 이코노미스트에 빗대어 건설사에서 유일하게 빅데이터로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며 자칭 ‘하우스노미스트’라 소개하는 조영광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는데 꼭 알아야 할 데이터를 정리해 올해 초 ‘빅데이터로 예측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를 출간했습니다.
다음은 조영광 전문가가 전하는 부동산 변곡점을 예측하는 데이터 분석법입니다.
건설사는 예정 사업자의 분양가 책정 시 신규 분양단지와 조건이 유사한 입주 1~5년의 젊은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합니다.
하지만 실제 분양을 받는 사람은 이제 막 입주한 새 아파트 거주민이 아닌 입주한지 어느 정도 된 중년주택 거주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중년주택 가격이 젊은주택 가격에 근접할수록 신규 분양가에 대한 저항감이 감소해 분양시장에 긍정적인 가치 흐름을 만들어 냅니다.
바꿔 말하면 지역의 분양 성패 또는 수요층 입장에서 청약을 해도 손해를 안 볼 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중년주택 가격이라는 것입니다.
중년주택 가격 흐름을 통해 재고시장의 변곡점도 파악할 수 있는데요. 시장의 저점•회복기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년주택의 거래가 활발합니다. 이에 중년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젊은주택과의 가격차가 좁혀지면 조금만 보태 새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와 ‘신상’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더해져 전체적으로 집값 상승을 이끌죠.
실제 2011년 이후 전국 중년주택의 가치가 젊은주택 대비 90% 미만으로 떨어지자 2012~2013년 대세하락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중년주택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가격이 반등하자 2014년 말부터 집값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며 2015년 본격적으로 상승기에 들어서게 됐죠.
수 년간의 데이터 분석한 결과, 젊은주택과 중년주택의 가격 임계점은 90%입니다. 중년주택 가격이 젊은주택 가격의 90% 미만이면 시장 침체, 90% 이상이면 상승 신호입니다. 하지만 젊은주택 가격이 중년주택과 10% 이상 벌어진다면, 예컨대 중년주택 가격이 3.3㎡ 기준, 1,000만원일 때 젊은주택 가격이 1,100만원을 훌쩍 초과한다면 이는 가격 버블에 대한 경고로 봐야 합니다.
주택 연령별 가격 동향은 한국감정원 통계 사이트를 통해 확인 가능한데요.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중년주택의 가격 상승률은 2016년 7월부터 젊은주택의 가격 상승률을 하회하며 주택 경기의 둔화 조짐을 미리 알려 주었습니다.
KB시세와 국토부에 신고된 실거래가를 비교해 보면 현재 부동산 시장이 상승장인지 하락장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KB시세를 기준선으로 잡고 실거래가가 높게 분포돼 있다면 상승장 또는 회복장이고 KB시세 대비 실거래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면 하락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2012년 말까지 광명 철산래미안자이의 실거래가는 KB시세 대비 낮게 형성되다 2013년 이후 높게 형성되며 기준 시세를 넘어선 모습이 지속적으로 포착됐습니다. 이후 2013년 5억원이던 시세가 2018년 초에는 7억원까지 상승했죠.
이와 함께 해당 아파트의 층별 실거래가 분포도 가격을 예측하는 주요한 시그널이 될 수 있는데요. 하강국면이나 침체기의 경우 거래량이 많지 않고 덕분에 저층과 고층 간 실거래가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반면 시장 회복기에는 고층의 거래 가격이 높아지는 ‘층별 위계’가 분명해지며 소위 ‘로얄층’이라 불리는 선호도 높은 층이 집중적으로 우선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요. 저층이나 고층을 싼 시세로 잡으려는 투자수요와 달리 실수요층이 매매시장에 적극 참여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KB부동산시세와 국토부실거래가 조회를 통해 관심 단지의 시세 추이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 해당 단지의 현재 가격 위치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세가율(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여전히 주택시장의 방향성을 잘 설명해 주는 선행지표입니다. 실수요가 풍부한 시장에 투자수요도 몰리는 법인데 풍부한 실수요층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대표적인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2017년에만 1만 세대가 넘는 입주 물량이 쏟아진 동탄2신도시의 전세가율은 2018년 10월 기준, 61.56%입니다. 반면 2015년부터 심화된 공급난을 겪고 있는 의왕시는 지난 6월 80%에서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는 있지만 여전히 10월 기준 76.22%로 경기도 전체 평균(71.24%)보다 높은 상태입니다.
유망 지역을 판단할 때 해당 시군구의 전세가율이 최저 70% 이상은 되어야 하며, 80%를 넘은 경우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실수요 여건이 우수한 지역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서울은 전세가율 공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강남구(44.87%), 송파구(47.43%), 서초구(47.06%) 매매가 급등에 전세가율이 50%를 밑돈 지 오래입니다.
전세가율은 매월 통계청 자료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을 하락론에 무게를 둘 때 언급되는 대표적인 요인이 인구감소입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인구가 제일 많이 감소한 서울 주택 가격은 2018년 3월 현재 평균 2,300만원 수준으로 8년 전인 1,800만원에 비해 30% 가량 상승했습니다.
인구증감률보다는 인구밀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 서울의 인구밀도는 런던(5,100명/㎢)의 약 3배이며 부산은 도쿄나 요코하마(4,750명/㎢)와, 대구는 뉴욕(2,050명/㎢)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중장기적으로 주택 가격의 상승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는데요. 서울이나 부산, 대구 등 주요 대도시 집값을 장기적으로 우상향으로 내다보는 까닭입니다.
또한 주택시장의 흐름을 설명하는 경제지표로 ‘청년 취업자(20~29세) 수 증가율’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주택 구매의 주 수요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들 연령대의 취업자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실제 경기 흐름을 민감하게 표출하고 있어서입니다. 청년층 취업자 수 증가는 신규 고용의 수치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기업의 호실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및 가계소득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주택 구매의 주 수요층이라 여겨지는 40~59세 취업자 수의 증가는 주택 경기와 상관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이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취업자 수에 자영업자 수가 포함돼 나타난 통계의 함정으로 보면 됩니다. 국내 자영업자의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50대(32.4%)> 40대(27.7%)> 60대 이상(24.7%)순입니다.
인구밀도는 통계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같은 시도 내 지역이라도 인구밀도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시군구별 세부 현황을 체크해야 합니다. 시군구별 인구밀도는 자치구별 통계연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재고시장의 현황 파악만큼 중요한 것이 신규 분양시장 흐름인데요. 이 때 기준으로 삼는 대표적인 데이터가 미분양 수치입니다. 잔여 분양 물량이 많으면 예비 청약자 입장에서는 굳이 청약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동호수를 계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분양 임계지수는 6만호로 보고 있는데 이 수치가 수개월간 지속된다면 분양시장의 온도가 차가워졌음을 의미합니다. 수년 간의 데이터 분석 결과 전국적으로 미분양 가구수가 6만호대 구간에 진입한 경우 좀처럼 빠져 나오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2018년 9월 기준 미분양 물량은 6만 592가구로 지난 6월 이후 4개월 째 6만 호대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현재 신규 분양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미분양 물량은 국토부에서 매월 시군구 단위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건설사에서 수주 정보를 접수하고 사업을 검토하면 당장 사업을 수주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6개월 후에나 분양을 합니다. 때문에 동행 혹은 후행지표에 가까운 매매가 변동률을 대체할 선행 시그널을 찾기 위해 논문과 보고서 등을 뒤져본 결과, ‘매매가 순환변동치’라는 개념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어느 지역 매매가의 장기 추세를 구해 현재 매매가가 장기 추세 가격을 상회 또는 하회하는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주택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데이터는 거래량, 구매심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에는 매매가가 그 지역의 주택 경기를 최종적으로 반영합니다. 따라서 주택 매매가의 순환변동치를 연결하면 그 지역의 중장기 주택경기를 설명해 주는 매매가 순환주기 그래프(이하 주택 순환주기)를 그릴 수 있습니다.
일례로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의 경우 단순히 매매가 추이만을 봐서는 그리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택순환주기 그래프를 통해 보면 2017년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매매가 순환변동치를 알기 위해서는 매매가 장기 추세를 구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주택순환주기는 입주량(어느 지역 주택 경기의 원인 설명)과 함께 접목시키면 좀더 데이터가 명확해 지며 책의 후반부에 2019년까지 지역별로 매매가 순환변동치를 첨부해 놨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서울은 현재 정점을 찍은 상태입니다.
이상으로 조영광 전문가가 밝히는 일반인이 꼭 알아야 할 부동산 데이터와 그 기술적 분석은 후행지표 분석법을 알아봤는데요.
50%의 확률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를 맞추는 ‘똑 소리 나는 전문가’가 많지 않은 것은 집값 변동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또한 집값 변동에 후행해서 시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 또한 집값의 등락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죠.
때문에 가격, 인구, 전세가율 등 데이터가 그려주는 시그널은 집값 향방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이기에 그 심리가 표출되는 데이터의 발자국을 따라 가는 것이 그 어느 전문가의 예측보다 명확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2019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조영광 전문가는 ‘현재 집값이 고점에 근접해 있어 상승세는 둔화될 것이지만 2008년과 같은 대폭락 역시 없을 것’이라 전망했는데요.
그 근거로 금융 위기 때와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의 금리, 70% 달하는 전세가율, 2011~2013년의 입주 물량 부족과 시장 상황에 맞는 매우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정부의 공급 정책을 들었습니다.
또한 현재 시장에서 ‘집값 폭락’을 거론하는 주 요인 중 하나로 입주 물량 폭탄을 내세우고 있지만 44만 가구에 달하는 2018년 입주 물량은 현재 8부 능선을 통과하고 있어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 들었기에 이후에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시중 대출 금리가 4%대를 넘어서거나 전세가율이 70%대가 무너져 회복하지 못하는 등의 현상이 지속되면 이는 조정이 아닌 장기 하락의 시그널이 될 수 있으니 움직이는 시장의 현상을 끊임없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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